카테고리 없음 Trekkers_Yun 2022. 5. 24. 23:17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에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 해 그때는 아직 꽃이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그 날의 바다는 퍽 다정했었지 아직도 나의 손에 잡힐 듯 그런듯 해 부서지는 햇살 속에 너와 내가 있어 가슴 시리도록 행복한 꿈을 꾸었지
3줄 일기 Trekkers_Yun 2022. 4. 22. 01:10
#0.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내게 말했다. 시절의 인연이 있는 거라고. 그러면서 덧붙였다. 우린 70살이 되어도 지금처럼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네가 늘 추구했던 삶처럼. 내가 물었다. “우리가 갔던 여행이 마지막인걸 그때 알았다면 어땠을거 같아? 더 열심히, 더 재밌게 놀려고 노력했을까? 어쩌면 지금 우리가 이렇게 술 한잔 하는 것 조차도 마지막일 수 있지 않을까?” “그때 알았다면 나는 잠도 안자고 밤새 놀았을 거 같아”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는 말했다. 이제 더이상 그런 여행을 함께 하기 힘든 그녀는 그때 우리가 다함께 다녀온 여행이 그리운 듯 말했다. 그 시절의 인연들은 이미 떠나가 버린 듯. 그리고 다시는 없을 것처럼. #1. 실제로 우리의 많은 순간들은 다양한 마지막 시간들로 이루어져..
3줄 일기 Trekkers_Yun 2022. 4. 3. 23:12
함께 꽃밭을 거니는 일. 분홍빛으로 수놓은 벚꽃길 아래서 당신의 사진을 찍어주는 일.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날이면 함께 한강에 앉아 피크닉을 즐기는 일. 평범한 날 같이 연차를 내고 지나가면서 봐 둔 운치있는 바에서 낮부터 와인 한 잔 하는 일. 조금씩 변화하는 계절을 즐기는 일. 매일 당신에게 날씨 얘기를 하는 일. 한달에 한 번 캠핑을 가는 일. 타닥타닥 타는 모닥불 앞에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내보는 일. 봄이면 피어나는 꽃밭을 거닐고 여름이면 무릎까지 발을 담구고 계곡길을 걷고 가을이면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겨울이면 소복이 내리는 눈에 우리의 발자국을 새기는 일. 우리 결혼하자! 라고 이야기 하는 일. 매일 아침 함께 눈을 뜨는 일. 휴일이면 조금 느즈막히 일어나 침대에 누워 ‘..
3줄 일기 Trekkers_Yun 2022. 3. 28. 23:20
광양에있는 매화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봄에 가장 빨리 피는 꽃이 매화가 아닐까요? 어쩌면 매화는 그 작은 꽃잎들을 휘날리며 봄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매화마을에 가기 위해 구례부터 섬진강을 끼고 달리는 찻길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양 옆으로 솟아있는 벚꽃 나무들. 그 위에 아직은 작게 열린 분홍빛 벚꽃이 휘날리고 있었죠. 섬진강 위로는 햇살이 부서지며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혹시 달콤 상큼함이 매력적인 매실 좋아하세요? 이번에 매화마을에 다녀오고 처음 알게된 사실이 있습니다. 봄 매화꽃이 지고나면 그 나무에 초록 잎과 함께 매실이 열린다고해요. 꽃만 알았지 그 나무가 또 매실까지 키워낸다니 대단하지 않나요? 그렇게 매화마을은 봄에는 관광객을 맞고 여름에는 매실을 키워내 다양한 상..
3줄 일기 Trekkers_Yun 2022. 3. 27. 23:48
남도엔 벌써 봄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온통 하얀빛으로 세상을 물들이며 바람에 흩날리는 매화꽃부터 분홍빛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벚꽃 산 위로피는 보라빛의 진달래까지 봄은 망설일새도없이 그렇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Trekkers_Yun 2022. 3. 27. 01:07
당신과 꼭 가보고 싶었던 곳들이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는 꽁꽁 숨겨두고 언젠가 당신과 시간을 나눈다면 그때 풀어놓으려고 했던 곳 올 봄엔 그곳들을 하나 둘씩 돌아보려고 합니다 천천히 돌아보며 때론 상상을 하고 때로는 또 먼 미래를 그려보겠습니다 다녀오면 알려드릴게요 그곳은 어땠는지, 여전히 당신과 함께 가고 싶은 곳인지 말예요
3줄 일기 Trekkers_Yun 2022. 3. 12. 01:39
봄이 오는 것 같아요. 아니, 어쩌면 봄은 벌써 와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봄은 늘 그렇듯 소리소문없이 다가오네요. 아직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했는데.. 봄은 선선한 봄바람에 따스히 내리쬐는 햇빛으로 또 그렇게 마음을 설레게 하겠지요. 새로이 돋아나는 초록빛 신록으로 또 그렇게 세상을 낯설게 만들겠지요. 분홍빛과 노랑빛 그리고 보라빛의 화려한 꽃잎들로 또 그렇게 마음을 흔들어 놓겠지요. 아직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했는데 말예요. 봄이 코 앞으로 다가왔어요. 이제 곧 우리는 봄의 한복판에서 또 그렇게 길을 잃겠지요.
3줄 일기 Trekkers_Yun 2022. 2. 27. 22:15
우리는 항상 앞으로만 갑니다. 시간은 늘 일정하게 흐르죠. 지금은 보기 어렵지만 시계 바늘이 있는 탁상시계를 기억 하시나요? 그 시계는 뒷편에 있는 태엽을 통해 과거로 돌릴수도 미래로 돌릴수도 있었습니다. 건전지를 빼서 시간을 멈추는 것도 가능했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과거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뒤로 돌아가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머릿속으로는 늘 과거를 회상하는가 봅니다. 얼마전 좋아하는 작가님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그 첫 줄에는 이렇게 쓰여있더라고요. ‘가끔 그럴때 있지 않나요? 오래전 나눈 대화를 찾아보거나 사진첩을 처음부터 하나씩 볼때’ 맞아요. 누구나 그럴때가 있죠. 오래전이라는 말은 주관적이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게는 2~3년 전의 추억들을 간혹 훔쳐보곤 합니다. 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