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북쪽길 Prologue

산티아고 북쪽길(El camino de Norte)

 

 

Prologue

 

"순례길 이야기의 시작"

하고많은 산티아고 순례길 루트 중

내가 북쪽길을 택한 이유는 순전히 산이 좋아서였다.

실제로 북쪽길은 그랬다.

자연을 즐기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루트였다.

매일 산을 오르내리며 풍경들을 만끽했고

내 오른편으로는 대서양 바다가 끝없이 펼쳐졌다.

 

스페인 북부지방의 날씨는 조금 특이했다.

아침에는 내리 비를 뿌리다가,

오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맑은 날씨를 드러냈다.

그 이유는 대서양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북부 지방에 높은 산들을 만나면서 비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북쪽 길은 시즌이 아닐때엔 한달 중 20일 가량 비가 온다고 한다.

 

한달이 넘는 시간을 걸었다.

비가 오면 판초우의를 뒤집어 쓰고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걸었다.

 

돈을 아끼고자 주방이 있는 숙소를 찾아다니며

값싼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었고,

가방엔 매일 점심 거리로 바게트와

1유로 짜리 싸구려 초코 비스켓 하나가 담겨 있었다.

배가 고프면 어디든 바닥에 주저 앉아 끼니를 떼웠다.

그곳은 전망 좋은 산 위 였을때도 있고,

사람들 지나다니는 길거리 였을때도 있었다.

 

순례길을 다녀온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듯,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졌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순례길 최고의 매력이다.

같은 목적지를 갖고 향하는 길.

그 위에선 어떤것도 중요치 않았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지위를 갖고 있는지,

동양인 인지 서양인 인지 이런것들은 모두 부질 없는 것 이었다.

우리는 같은 Pilgrim(순례자)이며 길 위에선 모두가 친구였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내게 많은것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스페인의 문화와 역사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

그리고 자연 풍경까지.

 

미뤄왔던 이야기들을 이제서야 천천히 정리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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