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 Ep1. 무모한 도전, 돈도 유심도 없이 숙소 찾기
- International Travel
- 2021. 1. 29. 14:06
어느 나라건 공항에서 환전을 하거나 유심칩을 구매하는 일은 되도록 꺼려진다.
아무래도 도시보다는 선택권이 좁아져 그만큼 사기나 불합리한 구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였을까? 인도네시아라는 나라를 내 여행 스케줄에 욱여넣은 지 3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 나라의 수도 땅을 밟은 나의 무모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인도네시아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이라곤 '화폐로 IDR(인도네시아 루피아)를 쓴다는 것과 자카르타 공항은 사기가 많다' 두 가지.
그리고 내가 공항에서 한 일은 첫 째로 단 돈 10달러를 루피아로 교환했고, 두 번째로 블로그에 나와있는 일반 버스가 아닌 로컬들이 타는 더 저렴한 버스표를 구매해 탑승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는 유심칩을 구매하지 않았다. 그렇게 인터넷도 안 되는 핸드폰을 들고 야밤의 자카르타 시내로 나섰다.
오후 7시 느즈막한 저녁,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프르에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로 들어왔다.
비행기가 인도네시아 땅에 랜딩 할 무렵은 해가 어스름하게 지고 있는 시각이었다.
공항 수속을 마치고 나오면 어두 컴컴한 저녁이 되어 있겠지.
공항 밖을 나오니 역시 어두컴컴한 밤이었다.
공항 안팍에선 여기저기 나를 태우려는 호객행위가 이루어졌다.
그들을 대차게 거부하고 공항 와이파이를 통해 시내로 가는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여행자들이 대부분 타고 가는 버스가 있는데,
왜 였을까? 나는 봤던 버스 회사가 아닌 다른 버스 회사 티켓을 구매했다.
여기엔 환전했던 내 루피아에 약 40%를 소진했다.
공항에선 인터넷이 끊겨도 다행히 잘 돌아가던 구글맵이 버스에 타는 순간 뚝 끊겼다.
아 맙소사.. 이제 이 낯선 자카르타에서 하룻밤 묶을 숙소까지 어떻게 간단 말인가.
그나마 다행인건 숙소의 이름과 대략적인 위치 정보는 캡처해 두었다.
내가 탄 버스엔 정말 100% 로컬밖에 없었는데.
약 40~50대의 어른들과 교복입은 여학생들이 주를 이루었다.
학생들은 동양인 얼굴의 큰 배낭을 메고 있는 내가 신기했는지 흘끗흘끗 쳐다보더니 이내 눈을 마주치자 수줍게 인사를 건넨다.
이때다 싶어 나도 지도를 보여주며 이곳에 가려면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 묻는데,
다행히 자기들과 같이 내리면 된다며 방긋 웃는다.
같은 동남아라도 불교국가인 태국과는 다르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같은 이슬람 국가는 조금 더 낯섦이 있다.
이것도 물론, 나만의 선입견 이라는 것을 훗날 알게 되었지만 처음 인도네시아 땅을 밟았을 땐 그 인상들이 무섭기도 했다.
공항에서 버스로 40분 가량, 자카르타의 랜드마크 모나스에 내렸다.
이곳에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40-50분. 아니면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데..
문제는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는 것.
구글 지도에는 내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도 찍히지 않았고, 가야 할 방향을 아는 건 더욱 불가능했다.
인터넷이 되었다면 그랩이나, 고잭등 어플을 이용해 갔겠지만 지금 내 상황에선 불가능했다.
그저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오토바이 기사와 흥정이 시급한 상황.
게다가 숙소 비용까지 지불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숙소 체크인 마감 시간까지는 30분 남짓.
결국, 오토바이와 흥정을 한다. 처음 부른 값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1만 원가량.
있는 애교 없는 애교들을 섞어가며 5천 원에 겨우 탑승해 숙소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한 일은 내일도 역시 유심이 없는 내가 기차역까지 잘 도착해 유심을 구매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환전을 해 기차까지 잘 탑승하는 것.
하지만, 역시 여행은 생각과는 다른 이슈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다음 날도 하루 종일 험난한 일정을 이어나갈지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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